맛 한마음다선. 천천히 손의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찻잔을 잡고 매끄러움을 알아차린다. 들 때의 무게감, 공기의 접촉감을 알아차리면서 차를 한 모금 입 안에 머금으니 부드러운 감각과 단맛이 난다. 짧게 몇 초간 나더니 떫은 맛이 사라지고 맛이 없다가 문득 주위에서 찻물을 삼키는 소리가 여러 번 들리니 언니가 떠오르면서 이 책을 복사해줘야지 하는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차맛으로 돌아오려는데 혀에 침이 올라오면서 단맛이 길게 나면서 삼키니 다시 단맛이 확 올라오면서 여운이 길게 느껴진다.
다시 한모금 더 마셔본다. 첫 맛은 단 맛이 짧게 나고 신맛이 나고 몇 초 동안 맛이 없다가 떫은 맛이 나면서 혀밑에서 침이 고이고 단맛이 약하게 나더니 맛이 없다가 삼키니 단 맛이 강하게 올라온다. 여운이 길게 느껴진다.
맛한마음 다선이 말과 생각을 떠나는 간화선 화두참구와 같은 맥락이라는 말씀에 인상 깊었다. 오롯이 맛에 집중하기 때문에 다른 망상이 잘 떠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에 깊은 공감을 했다. 차맛과 혀, 미각의식에 의해 맛이 나는, 연기에 의해 맛을 봄으로 집으로 돌아가 일상에서 매 순간이 첫 맛, 맛의 변화를 지켜보고 궁극적인 무미의 맛을 체득해서 깊은 고요함과 기쁨을 느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