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수관.
어느 순간 얼굴이 크게 일그러질 만큼 소리없는 웃음이 오랜 시간 동안 지어졌습니다.
자비손이 닿을때마다 마치 간지럼을 타듯이 기쁨의 미소가 지속적으로 흘러넘쳤습니다.
또 어느땐가 몸이 점점 커져나가는 느낌도 나타났습니다.
이때 가볍게 불어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중심으로 집중되는 듯 하면서 공간을 채워나가며 커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행선.
발바닥의 느낌을 알아차리면서 어느 순간 그 느낌도 이내 사라지고 다른 발의 느낌을 알아차리는 저를 느꼈습니다.
매순간 새로운 느낌을 알아차림과 동시에 이미 느꼈던 느낌을 알아차림 저편으로 사라진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 느낌은 이어지지 않고 계속 새로운 느낌을 제공할 뿐 이어지지는 않고 있음을 사유했습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느낌의 연속일 뿐 내가 그 어떤 느낌도 주재하거나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로지 느낌을 갖게되는 이 순간, 즉 방바닥과 발바닥이 만나는 접촉하는 그 순간 제가 존재할 뿐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끄달려 가는 마음이 사라지고 밖에 있는 나무와 내가 연기되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