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는가?’ ‘나는 나를 자랑스럽다 말할 수 있는가?’ 언제나 고민만 하고 있었다. 내가 걷고 사람을 만나는 그 길위에서 나에게 그 답을 해주는 사람은 없다고 느꼈다. 아무도 해주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친구가 말했다. ‘널 다시 보고싶지 않을 뻔했다고. 네가 그렇게 불안하게 행동하는데 누가 너에게 쉽게 믿음을 줄 수 있겠냐’ 그는 그렇게 말했다. 내가 일하고 생활하던 그 바다도 내 생각을 들어주거나 이해해주지는 않았다. 바다는 절대적이었다. 거대한 자연의 법칙 그 자체였고, 내 몸을 숙이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날 집어삼킬 듯 두려운 존재였다. 그저 절이나 보고 오라는 그 말에 나는 왜 명상수행 하는 곳을 골랐을까? 아마 난 자랑하고 싶었나보다. 그렇게 난 너희들과 다르다고, 또 그렇게 외치고 싶었나보다. 명상 도중에 가장 힘들었던 건 어이없게도 흡연이었다. ‘지나간 과거를 잡지 말아라, 그것은 환이다’를 듣고 되뇌이면서도 과거의 작은 감각이 내 하루를 끈질기게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정말 ‘허허’ 웃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육식과 기름진 음식을 찾다 못해 더욱 내 입을 자극할 무언가에 몰두하다가 이곳에서 공양을 하고나니 더욱 정길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지고, 맛의 근본에 더욱 닿는 것 같아 놀라웠다. 혀가 나를 속였던건가. 머리가 날 속인건가. 마지막 날 아침에 먹은 죽에서 느낀 놀라운 고소함(?)은 정말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공양주 보살님, 감사합니다. 커피를 정말 좋아했었다. 담배와 함께. 믹스커피, 캔커피, 닥치는대로 마시다가 최근에야 내리는 커피를 배우고 있었는데, 내가 좋아했던게 맞나 싶다. 단 한 잔의 차, 한 모금의 호흡이 가져다주는 편안함, 상념들, 작은 깨달음들이 주는 자극들이 그것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저 기쁜 것 같아 이런 내 모습이 신기하고 편안해져서 서서히 내가 여기에 물들고 있음을 알았다. 좋았다. 다시 돌아올까? 돌아올 수 있을까? 이 펜을 놓고 세상을 바라보면 난 ‘알아차릴 수 있을까?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