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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스탕 트래킹명상 일지
작성자 진성 작성일 2018-05-30 조회수 3091

5월 6일 일요일 眞性


새로운 길에 대한 두려움이랄까. 호기심에서 우리가 트레킹을 온 목적 조차 잊어 버렸다. 고산병이 그렇게 무섭다 는데 어느 시점에서 시작될까? 온통 그 생각 뿐이었다. 길의 시작부터 순례길이라고 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일단 서둘지 않고 천천히 걸으라고 했으니 그 점에 있어서는 안심이 되었다. 물도 충분히 준비하였고 간식에 점심까지도 잘 먹었으니 준비는 완벽하다고 생각이 되었다. 한 발 한 발 걷다 보니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았다. 햇빛이 강하지만 바람이 아주 세게 불어 주어서 시원하기 그만이었다. 더구나 뒷바람 덕에 훨씬 수월하게 걸을 수 있어서 천만 다행이었다. 한 시간 남짓 걸었는데도 특별한 고산병 증세는 나타나지 않는 것 같아 약간 마음이 놓이기도 하였지만 끝까지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쉬면서 커피를 타려고 꺼냈는데 봉지가 빵빵하게 부푸는 걸 보고는 아 고산의 기압이 높다는 걸 실감했다. 이제까지 고산병이 얼아든지 올 수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이만큼 준비에 조심을 한 것에 대한 고마움이 들었다. 남은 거리에 대해서 발바닥 관찰을 해 보기로 하였다. 길 자체가 험해서 발바닥에 전해오는 감각은 아주 확실 하였다. 그런데 그런 감각도 발바닥까지 뿐이었다. 정강이나 무릎 이상은 특별한 감각이 없었다. 감각은 있는데 느낌이 없다. 느끼는게 아니라 느껴지는거라는데 느껴지게 해 보려고 노력 하였다. 계속 관찰만 하며 걷는 것으로 만족했다.



5월 7일 월요일 眞性


스님이 알려준대로 엄지와 검지 손가락 끝을 맞대고 의식을 집중해 보았다. 손가락 끝을 붙이려고 하는 자체가 의식의 집중이었다. 조금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손가락 끝이 떨어져 있었다. 그러니까 이것이 매사 모든 일과 똑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매순간 의식을 집중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다고 해서 공부를 잘 하는 것이 아닌 것 처럼 어떤 일이든 집중해서 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내가 원래 두 가지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하는 걸 좋아 한다. 그렇게 해야 시간을 잘 활용한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TV 보면서 스트레칭 하기, 음악 들으며 야외 활동 하기, 밥 먹으려 신문 보기 등등 많은 일들을 그렇게 해 왔다. 그런데 스님 책을 읽으면서 그것이 좋지 않은 습관이라는 것을 알고는 한 가지씩만 해 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어디를 가도 가는 길에 어디를 들른다든지 오면서 무언가를 하고 오는 식이었는데 그러지 않아 보려고 생각중이다. 아무튼 계속해서 손가락 끝을 떼지 않으려고 의식을 집중하다 보니 다른 것은 눈에 덜 들어오고 잡념도 덜 생기는 것 같았다. 그런데 우리가 경선도 목적이지만 주변 경관을 놓칠 수 없는 더 큰 목적이 있는 지라 빼어난 경치를 보다 보면 저절로 손가락 끝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발바닥 감각을 알아차리고, 연이어 무릎까지 또 허리까지 따로 따로 떼어서 감각을 알아차리기는 되는데 발바닥에서 허리까지 또는 정수리 까지의 감각을 한 번에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았다.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무슨 일이든 된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이나 자신감이 중요하다니까 계속 집중해서 하다 보면 될 때가 올 것이다.



5월 8일 화요일 眞性


힘든 하루였다. 무스탕트레킹 이라면 이름값을 해야 할 것이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몇 날 며칠을 걸어야 한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올레길도 아니고 고산병을 걱정해야 할 정도의 고지대를 걸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쉽게 감이 잡히지 않는 것이었다. 어쩨까지도 쉬운 일정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명실공히 히말라야 언저리의 트레킹 다운 날이었다. 금선월이 언덕에 오르는 걸 잘 못하기 때문에 초청해서 감로수를 부어 주는 수관을 해 보았다. 여러번 해 본 적이 있기 때문에 감로수를 떠올리는거나 정수리에 부어 주는 것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효과가 좀 있을까 기대를 하였지만 별 반응은 없어 보였다. 특히 힘들어 정지할 때 뒤에 바짝 붙어 보았는데 그것은 조금이라도 기운을 더 잘 전달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본인은 자꾸 가까이 오지 않라고 하는 것을 보아 뭔가 기운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무튼 받든 받지 못하든 계속 감로수를 부어 주며 힘을 내도록 하였다. 마지막 동굴에 오를 때 발바닥에 의식을 집중하고 감각을 느껴 보았다. 먼거리를 걸어 와서 종아리 까지는 많이 아프다는 것 이외에 특별한 감각을 느낄수는 없었다. 그 감각으로 발바닥에서 무릎까지는 느낌이 왔지만 그 이상은 모처럼만에 스님의 멘트를 따라 관상 명상을 하니 장소가 장소인만큼 아주 집중이 잘 되었다. 아마 이걸 먼저 했더라면 금선월에게 해준 감로수도 훨씬 더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되었다.

5월 9일 수요일 眞性


앞으로 보는 눈과 뒤통수로 보는 눈을 동시화 하라고 하셨다. 앞으로 본 것을 기억하였다가 나중에 뒤로 투시 하듯이 보라는 것인지, 앞으로 보는 동시에 뒤로도 보라는 것인지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일단 앞 눈으로 본 것을 뒤로 시간차를 두고 기억을 해 보았다. 자꾸 새로운 게 들어 오는데 뒤통수에서 지나간 상이 재생되지 않았다. 멈추어 서서 앞에 보이는 것들을 한참 기억한 후에 뒤통수로 기억을 해 내는 것은 가능한 것 같았다. 앞 눈으로 보면서 뒤통수에도 눈이 있다는 가정하에 같이 본다고 생각하며 보아 나갔다. 그냥 의식적으로 보는 구나 할 뿐이지 실제로 보이는 것 같지 않았다. 이제 처음 한 것이니 첫 술에 배부를수는 없는 노릇이고 좀 걷기가 수월한 구간에서는 계속 연습을 하였다. 발바닥 관찰이나 손가락을 모으는 것이나 앞뒤로 동시에 보려는 것들이 의식을 다른데로 집중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생각이 되었다. 아침에 스님 말씀처럼 죽음 앞에서는 그 어느것도 대수로울수가 없는 것이다. 과연 죽음과 바꿀수가 있는 존재가 있을까 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 이치를 망각하기 때문에 욕심을 부리는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 해서 모든 것을 하찮게 여길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오지도 않는 미래 걱정에 잠 못 이룰 필요도 없으니 현재에 충실하라는 것이지만 현재 또한 순간일 뿐이니 참으로 애매한 논리인 것이다. 금선월이 무척 어려워 하고 있다. 내 몸이 괴로운 것은 의식을 다른데 돌려서 집중하면 몸의 괴로움을 잊고 삼매에 들 수 있다는데 그 쪽으로 노력을 하지 않는가 보다. 마냥 힘들다고만 하고 있는 게 여간 안쓰러울 수가 없다. 수행이 그리 쉬우면 누구나 다 할 것이다.



5월 10일 목요일 眞性


둘이 자다가 넷이 자서 그런지 이제까지 숙소와는 좀 떨어져서 그런지 새벽녁에 잠이 깨었다. 그냥 잠이 깬 게 아니라 갑자가 가슴이 답답해졌기 때문이다. 먼지가 많고 방안 공기가 차서 마스크를 쓰고 자는데 그 때문인가 하고 마스크를 벗어 보니 잠깐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내 마찬가지였다. 침낭을 좀 떠들어 보았다. 그것도 마스크의 경우와 마찬가지였다. 아직 일어나려면 멀은 것 같은데 어찌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수관을 해 보기로 했다. 가슴이 답답하니까 의식을 정수리에 두고 관찰해 나갔다. 가슴쪽 이상을 없애버리기 위해서였다. 어는 정도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 다시 감로수를 부어 몸에서 일어나는 고산병에 대한 증상을 쓸어 내려가게 하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그러다 잠이 들어 버린 것이다. 다행스럽기도 했다.



5월 11일 금요일 眞性


그동안 트레킹을 하면서 지프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뭐하는 사람들이 타고 가는 걸까 궁금 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트레킹이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에 차를 이용하나 보다 했었다. 그런데 막상 우리가 지프를 타고 가다 보니 걸어가는 사람들을 지나칠 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보통 차량들이 주행을 할 수 없는 지형을 질주하는 것을 직접 차에 타고 가다보니 이건 완전히 모험이나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에 있는 깊은 산속의 절들을 볼 때 어떻게 저런 곳에 저 정도의 절을 지었을까? 몹시 의아해 했었는데 여기 네팔의 꼼빠에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닌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다만 한국의 사찰들은 24시간 개방을 하고 있는데 반하여 항상 문을 잠그고 허락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좀 의아스러웠다. 매일같이 어마어마한 산악지대를 통과하였는데 오늘 간 곳은 정말 어떻게 그런 곳을 선정했으며 그런 수행 장소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경외스러울 정도였다. 5분 동안 수관을 하였는데 집중은 썩 잘 되지 않았다. 의외로 분위기가 산만한 때문인 것 같았다. 또 위험하게 올라간 때문인 것 같기도 하였다. 험난한 지대를 오가면서 위험 인식을 줄여 보고자 발바닥 관찰에 집중 하였다. 그런데 다른 때 보다도 잘 되지는 않았다. 그저 안전하게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뿐이었다. 내려오는 길에서도 차를 이용하고 싶었지만 너무 위험한 것 같아 걸어 내려오는 걸 선택했다. 그만큼 삶에 대한 애착이 많은 것 같아 개운치는 않았다. 지프를 이용하면 수월하기는 한데 또 이런 문제가 있고, 걷는 것에서 또한 다른 어려움이 따르니 인생사라는 게 이런 양면성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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