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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분별심을 덜어내고.
작성자 능인행 작성일 2017-10-20 조회수 3773

자비수관.


깨방 가는 것을 연상하면 소나무 오솔길을 걸을 때 솔잎차를 마실때처럼 솔향이 코끝을 스치는 듯 합니다. 연못의 옥잠화와 변해가는 연잎이 실제로 눈앞에서 보여지는 듯 하고, 작은 개울가는 맑은 물과 헤엄치는 치어들, 깨끗한 조약돌이 보여집니다.

개울가를 건널 때 6개의 큰돌과 탁해진 물을 연상하고 육근을 사유하다보니 탁한 물이 점점 맑아지고 청정해지는 듯 연상이 됩니다. 육근을 사유할 때 눈은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함으로 사유하고, 좋고 싫은 것을 분별하고 집착하지 않고 무상함을, 독립된 것이 아닌 인연화합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사유하면 탁하던 물이 맑고 청정하게 변하였습니다. 이렇게 안 이 비 설 신 의 육근을 사유하였는데, 스님게서 이런 사유를 해도 되는지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깨방에서 저 자신을 위로하면서 차를 마실 때도 실제로 차를 마실 때처럼 퍼져나가는 듯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강한 에너지 혹은 파장의 기운이 손끝에서 시작하여 팔 다리 등으로 퍼져 나가면서 점점 커져서 빵빵해진 고무풍선처럼 되는 것을 관찰하다가 이렇게 관찰만 해도 되는가 의심도 들고, 간혹 몸으로 보내기도 하였는데, 오늘 무상관찰과 스님께서 해주신 조언을 듣고 명칭을 붙이지 않고 조금 더 세밀하게 관찰하다 보니 뜨거운 물이 식듯이 사라졌습니다.

통증이 일어날 때도 명칭이나 변해가는 통증이 어떠하다는 개념을 일으크지 않고 무심한 듯 통증만 관찰하니 명칭으로 개념으로 볼 때보다 통증의 강도도 덜 느끼고 조금 더 빠르게 소멸되는 것 같았습니다. 통증이 몸에서 일어나는 것인데 마치 다른 대상이 몸 밖에 있는 듯 더 객관적으로 보는 것 같아 오늘 좌선은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전에는 통증에 대한 두려움, 공포가 있었다면 지금은 고마운 친구처럼 느껴집니다.

몸이 부분적으로 혹은 전체적으로 사라질 때 텅 빈 공간처럼 허공처럼 느껴집니다. 실루엣같은 끝의 형상만 보일 때도 있습니다. 허공같으면서 호흡하는 배의 움직임과 맥박의 움직임, 들숨, 날숨의 따뜻함과 차가움, 횡경막의 움직임을 관찰하기도 합니다.

엉덩이 감각이 둔해져서 호흡관찰할 때 호흡을 하는 듯 않는 듯 배의 움직임이 옷에 닿는 느낌이 부드럽기도 스치는 듯 하기도 하다가 때때로 숨을 깊게 들이쉬기도 합니다.

호흡이 미세하게 관찰될 때 짧게라도 지루함이 들기도 하였는데, 무상관찰을 하면서 지루함이 사라지고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집중하는 힘이 더 생겼습니다.

평소에 몸을 사유할 때 '나'라는 것도 없고 인연화합이며 4대로 흩어지고 몸이라고 할 것도 업다고 사유한 탓인지 몸 사라짐으로 좋아할 것도 크게 괴롭거나 두려움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삼법인을 더 공부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스님 법문 더 열심히 듣고 사유의 폭을 넓혀가도록 하겠습니다.

무상관찰을 하면서 온 몸에 긴장한 것도 아닌데 따뜻한 온기가 퍼져 손등에 땀이 날 정도로 편안한 좌선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녁공양 시간 뒤에 방사를 옮기고 좌선이 끝난 뒤에 방사에 들어와 화장실 변기를 보니 막혔는지 가득찬 오물이 있었습니다. 이전 같으면 냄새 난다는 생각에 역겨움이나 더러움이라는 생각때문에 사람을 불렀을텐데 저 자신이 놀랄 정도로 역겨움 더러움 누군가를 원망하는 마음이 아닌 그냥 무심함이었습니다. 내 몸안에도 있는 것이고 먹은 음식의 찌꺼기라는 생각이 들자 지저분함도 없었습니다.

휴지통으로 오물을 퍼서 하수구에 버리고 휴지통을 펌프 삼아 여러번 노동한 댓가로 막힌 것도 뚫리고 깨끗한 변기로 돌아왔습니다. 마음 또한 상쾌하였습니다.

분별심과 진심을 덜어내니 보이는 것도 다름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이번 수행시간은 저에게 여러 모로 큰 도움이 된 시간들이었습니다.

스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건강 챙기시어 저희들 오랫동안 수행점검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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