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경선. 발바닥의 감각을 알아차리며 걷는다. 발을 바닥에 디디면 신발의 바닥 두께와 땅바닥의 모양대로 그대로 모양이 그려진다. 교차하며 걷는 걸음에서 조건이 주어지면 생겼다가 조건이 해체되면 감각도 사라짐을 즉각 알아차리면서 무상을 관찰한다. 소리를 들으며 가까이 들려오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 멀고 가까이서 들리는 소리를 각각 듣고 고정되어 실체없이 잡을 수 없고, 잡을 수 있는 그 무엇의 나가 없다는 것을 안다. 걸으며 잠깐잠깐 생각이 다른 곳으로 흐른다. 그냥 그런 나를 바라본다. 오르막길은 몇 배의 힘이 든다. 평지에서 걸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다리가 무겁다. 발바닥에 온 신경이 집중된다. 그냥 무거운 다리를 옮길 뿐... 어느 순간 그냥 걸을 뿐, 들을 뿐, 볼 뿐... 시원한 한 줄기 바람이 온 몸을 시원하게 한다. 이것을 알아차리는 마음, 그 마음을 본다. 걷고있는 내 모습을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