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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스탕 트래킹명상 일지
작성자 능인행 작성일 2018-06-01 조회수 3471

5월 5일

해발 2000m가 채 되지않는 사랑코트에 다다를 무렵부터 두통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유없이 선이긋듯 두통이 와서 바로 자비수관을 하면서 통증을 객관적으로 보고 있으니 금방 사라졌습니다. 차에서 내려 돌 계단을 오르는데 숨소리가 거칠게 들려 걷는 발에 집중하며 올라가자 비롯 숨소리는 거칠었지만 고산증에 대한 두려움이나 가슴 답답함은 없었습니다. 자동차로 내려오지 않고 걷는 것으로 대신하여 조금 가파른 언덕 길을 걷기로 하였습니다.

돌계단을 내려 오면서 때때로 도반들과 이야기도 나누기도 하였지만 발바닥 감각 관찰은 계속했습니다.

단단함이 서서히 부드럽게... 한발씩 돌계단을 내려 오는것보다 두발이 모아지게 내려오니 약간의 무릎 통증과 중간중간 열기가 느껴졌지만 알아차림하고 바라보면 사라집니다. 발은 가벼워지고 호흡도 차분해지고 몸 전체가 가볍게 되었습니다.

내려오는 코스가 험하다고 하였는데 평지보다 무릎을 굽히고 펴는 활동이 조금 더 강하게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발목과 무릎의 움직임이 똑같은 것이 없음을... 걷는 걸음마다 흔적을 남기지 않음을 통해 무상을 알아차림 하였습니다.

약간의 통증이라도 일어날 때 그 통증이 끝날것 같으면서도 이어지고 돌계단을 힘들게 내려오면서 통증으로 인한 고통이 괴로움임을 알아차림 했습니다.

호숫가에 도착해서 짜이를 마시면서 따뜻함과 바람결에 몸의 체온이 수시로 변함을 알아차림 하면서 순간순간 분별하고 선택하는 마음을 봅니다.

스님께서 제가 걷는 모습을 보시고 "랑충꼼빠 가도 되겠다"고 하셨습니다. 함께 해야 됨을 알기에 스님 말씀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5월 6일

걷기명상을 하면서 평소에 갖고 있던 두가지 편견을 깨트렸습니다. 자갈길을 걸을 때 딱딱하고 투박할 것이라는 편견과 흙길을 걸을 때 부드럽고 편안할 것이라는 편견입니다.

돌길을 걸을 때 부드러움이, 흙길을 걸을 때 무거움을 알아차림 할 수 있었습니다.

발바닥 감각에 집중하고 걸으면서 무릎, 허리, 정수리까지 전체보기를 하였습니다. 몸이 사라지고 발바닥 감각과 스틱 잡은 손의 감각만 있었습니다.

강한 바람이 불 때 의식집중이 더 확실하게 되었습니다. 낭떨어지로 떨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과 한켠에는 죽음에 대한 공포(허무하게 죽고 싶지 않은), 고산증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음을 알아차림 하면서 이것은 괴로움이라는 "고"로부터 시작됨을 다시 일깨웠습니다.

흐르는 강물과 흘러내리는 자갈들, 자갈 구르는 소리를 통해 지나간 과거는 돌아오지 않고 현재도 머무르지 않으면 흔적을 남기지 않음을 알아차림 합니다.

짜이를 마신 후 복통이 시작되어 자비수관을 하면서 걸었습니다. 통증이 사라지자 안도하는 마음이 일어나고 다시 통증이 시작되어 계속해서 자비손으로 아픈 부분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의식이 흩어지지않게 하였습니다.

호텔에 도착하여 공용화장실을 사용하면서 이전 같으면 강한 냄새, 고장난 변기, 찌그러져 제대로 작동이 안되는 압축 펌프로 변기를 치우면서 사용할 때 괴로웠을텐데 밖에서 고생하지 않음에 더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자 분별하는 마음도 없고 흙탕물보다 더 지저분한 물도 그렇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걷는 중간중간 지나간 풍경을 다시 떠 올리면서 의식확장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사막같은 곳에서 크게 자라지도 못하는데 노란꽃을 피우는 나무를 보면서 "나"라고 할것도 없는 "나"에 집착하는 자신을 돌아보게 하였습니다.

물결처럼 일렁이는 밀밭을 보면서 같은 모습이 없음을 보고, 마을을 돌며 만나는 사람들의 편안하고 행복해 보이는 미소 속에서 "나도 저들처럼 일상에서 행복한가" 라고 반문 하었습니다.


5월 7일

어제는 평지라 그렇게 힘든 줄 모르고 걸었습니다. 오늘부터 오르막도 시작되고 제대로 트레킹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오르막이 시작되자 숨이 턱밑까지 차고 이렇게 계속 걸을 수 있을까하는 마음도 일어났습니다.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도 발바닥 감각에 집중하면서 전체보기를 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네째발가락이 안좋은데 마치 세포가 살아서 무감각하던 근육이 움직이는듯 느껴졌습니다. 계속 관찰하자 사라졌습니다.

정수리에 집중하면서 걷는데 몸 전체에 감로수를 뿌리는듯 에너지 흐름이 몸 전체로 퍼져나가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느낌을 표현 할 언어가 마땅치 않습니다.

힘들어서 흐르던 땀이 순식간에 말끔이 사라지고 계속 정수리에 집중하면서 걷자 거칠던 호흡이 고르게 되고 몸과 마음에 경안이 와서 마치 집 마당을 거닐고 있는듯 하였습니다. 호흡을 코와 입으로 하는데 마치 정수리에서 호흡하는 것 같았습니다.

경사진 곳을 걷거나 오를 때는 발바닥에 의식을 집중하면서 발의 보폭을 작게하고 발과 손에 의식을 두었습니다. 강한 바람이 불 때는 스틱잡은 손에 더 집중하자 몸의 편안함이 계속 이어져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언덕을 오를 때는 종아리 근육의 묵직함과 허벅지 근육의 당김을 알아차림 하였고, 무릎 인대의 통증이 와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걷자 사라졌습니다.

강한 바람이 불 때 스틱잡은 손등, 손목, 팔굽치까지 경직되는듯한 근육과 미세한 떨림을 알아차림 하면서 집중하자 서서히 긴장감이 덜해지면서 편안해졌습니다.

배낭 한쪽으로 쏠린 물병 때문에 어깨 결림이 일어나고, 통증이 와서 발에 의식을 두고 통증을 살펴보자 물결일듯 옅게 퍼지면서 사라졌습니다.

배낭이 닿는 허리주변의 근육이 마치 큰북을 쳤을 때 울림이 퍼져나가듯 등 전체에 진동처럼 느껴졌습니다.

오후에 강 건너 꼼빠에 가면서 구르는 돌을 보면서 관계성을 사유하며, 돌이 스스로 구르는 것이 아닌 조건에 의함을 사유하고, 돌들이 둥글하고 돌탑들이 무너지지 않는것은 날씨와 주변 환경등 여러 원인들이 있음을 사유하였습니다.

사원의 탱화나 꼼빠를 보면서 지나간 과거는 돌아오지 않고 현재도 머물지 않음을 사유하면서, 시간의 흐름의 무상함을 또한 영원할 것이 없다는 사유를 하면서 욕심내는 저 자신을 반조하면서 부끄러웠습니다.

잠시 좌선하면서 연꽃을 피어오르게 하여 부처님전에 공양 올렸습니다. 오르지 못했지만 작은 동굴에서 수행하는 수행자들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나도 그 수행자들과 같은 무리속에 있음을 떠 올렸습니다.

수행자들의 청정함이 저에게도 전달되어 더 바르게 수행 할 수 있기를 꼼빠를 내려오면서 발원 하였습니다.


5월8일

오늘은 제일 힘들다는 랑충꼼빠를 가는 날이라 열시간 이상 걸어야 된다고 했습니다.

도반들에게 민폐되지 않고 갈 수 있을 것이라 스스로 위로 하면서 편안하게 출발 하였습니다.

발바닥, 손, 정수리에 의식을 두고 30~50m 거리에 눈을 두고 걸으면 최소 180도의 시야가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보려고 하지 않아도 볼 수 있습니다. 좁은 길, 경사진 비탈길을 발바닥 감각에 집중하고 가깝게 거리를 둡니다. 전날보다 호흡이 많이 편안해지고 앞,뒤로 도반들과 거리를 두고 걸어도 의식을 집중하고 걷다보니 다른 망상을 할 겨를도 없고 행복이 충만하었습니다.

흙먼지가 엄청 날리는 길을 걸을 때는 눈길을 걷는듯 걸었습니다. 날리는 흙먼지로 인한 괴로움, 더러움 등 분별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고 푹신한 흙먼지 길을 사뿐사뿐 걸었습니다.

랑충꼼빠를 가기위해 고개를 넘을 때 경이로운 장관에 옴몸이 소름이 돋고 눈물이 핑 돌기도 하였습니다.

그 순간에 수행 할 수 있음에 고마움과 환희심은 말이 필요 없었습니다.

고개 하나를 두고 돌. 풀, 나무등 모든것이 너무 달랐습니다. 랑충꼼빠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풀들이 많았습니다. 조건에서 일어나고 조건에서 사라짐을 관찰 하었습니다.

랑충꼼빠에서 좌선 하는데 관세음 보살의 감로수를 머리에 붓자 찰나에만 희고 부드러운 아기같은 피부의 손이 보이더니 바로 텅 빈 상태로 몸이 사라졌습니다.

동굴전체가 텅빈 상태가 되어 계속 알아차림만 하었습니다. 모든것이 끊긴 적적한 상태만 이어지며 오로지 텅빈 동굴과 하나되어 있었습니다. 시간이 짧아 많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부처님과 관세음보살전에 과일, 초 공양을 올리면서 일체중생의 괴로움이 덜해지기를, 원만한 명상트레킹의 회향이 되기를 발원하었습니다.

수세기전에 이런 곳에서 수행을 하였다는 것이 제 견해로는 이해 할 수 없지만 간절함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며 더 수행에 집중 하여야 되는 이유를 얻었습니다.

뜻하지 않은 상황이 되어 말을 타게 되었습니다. 자동차 출발을 기다리면서 말에게 감로수를 부어주고 이번생으로 축생의 없이 다하고 다음 생에는 불법과 인연 맺을 수 있는 사람 몸 받기를 발원해 주었습니다. 말을 타고 가는 것이 미안함도 있어서 습기를 제거해 주는 능엄주 독송을 도착할 때까지 하였습니다.


5월9일

때아닌 5월에 눈이 내려 모두들 즐거워합니다. 젊은이들은 즐겁게 눈싸움을 하고 그들의 미소가 너무 행복해 보입니다.

해가 떠오르자 눈이 조금씩 녹기 시작하자 언덕을 오르는데 신발에 묻은 흙의 무게감을 느끼며 걸었습니다. 간밤에 내린 눈으로 환상적인 모습이 펼쳐진 닐기리 봉우리와 안나푸르나1봉, 여러산봉우리와 산등성이 등등이 그대로 있는듯 하지만 보이지 않는듯 녹아 내리고 있음을 유추하면서 모든것은 변한다는 사실을 잊을 뿐임을 사유 합니다.

설산보다 더 잊을 수 없는 것은 맑고 푸른 하늘이었습니다. 내린 눈과 아침 햇살로 인한 에너지의 파장 탓인지 지금껏 본 적이 없는 하늘이었습니다. 하늘 색을 표현 할 수 없었고 사진을 찍었지만 눈으로 본것과 너무 달랐습니다.

둥근 원안에서 걷는 듯 사방팔방의 모습이 한눈에 펼쳐진 상태에서 단지 걷고만 있을 뿐입니다. 내가 걷는 것인지 걷기 위해 걷고 있는지 먼곳에서부터 발밑까지 온전하게 하나가 되어서 발이 가볍게 절로 움직이는듯 하지만 의식은 성성합니다.

오후 공양 후 위가 좀 아파서 통증이 계속 일어나 자비감로수를 하다가 자비수관을 하기도 하였지만 통증이 잠시 멈추다 계속 이어졌습니다.

통증이 심할 때 "위가 아프냐? 마음이 아프냐?를 소리내어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마음이 산란하자 몸도 힘들어졌습니다.

통증을 객관적으로 지켜보기를 하면서 의식을 더 집중 하었습니다. 가파른 길을 걸을 때 스틱에 의지한 모습이 마치 한살 이전의 아기가 기어가는 모습이 연상되었습니다. 유추하고 생각하는 것도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지만 실체가 없음을 알아차림 합니다.

표현해낼 수 없을 것 같은 닥마르의 붉은 색 절벽들에 펼쳐진 형형의 형상들...


5월 11일

2년전부터 개방한 꼼빠를 가는데 가는 길이 좁고 가파르기 때문에 제일 위험한 곳이면서 무스탕 비경 1순위라 설명해 주셨습니다.

지프차로 아슬한 곡예를 하듯 올라가는 길은 스릴을 즐기기에 충분 했습니다. 풍경에 빠지면 낭떨어지로 떨어지기에 걷는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한 바람이 훅 지나갈 때 전체의식을 두고 있던것이 흐트러지면서 숨이 턱턱 막히듯이 호흡이 거칠어지고 몸이 무거워지고 추를 달아 놓은듯 하였습니다. 발바닥 감각에 집중하여도 호흡이 계속 거칠어져서 정수리에 집중하자 거짓말처럼 호흡이 편안해지고 몸이 가벼워졌습니다. 전체의식을 두다가 그것을 놓치면서 힘들어졌는데 발바닥 감각보다 정수리에 의식을 두었을 때 빨리 편안해졌는지 설명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무엇이 문제인지?)

덕분에 밧줄을 타고 내려가는 길을 제일 먼저 갈 수 있었고 꼼빠에 들어가서 잘 보존되어 있는 벽화를 볼 수 있었고 좌선을 할 수 있었습니다.

1500년전에 그곳에 수행터가 있었다는 사실이 경이롭고 그곳에서 잠시라도 수행 할 수 있음에 행복했습니다.

수행에 대한 간절함, 부처님 법에 대한 믿음과 선명하게 남은 벽화를 보면서 시간의 흐름이 무색함을 다시 느꼈습니다. 함께 좌선하기 전에 먼저 앉아서 좌선 하면서 그 당시의 수행자들을 떠 올리면서 함께 좌선하는 상상을 하였습니다. 과거의 기억이 현재 이 순간에 함께 하고 있지만 머물지 않음을 알아차림 하였습니다.  

화엄세계가 펼쳐진 동굴에 앉아서 자비감로수를 하였습니다. 텅빔이 토굴안이 아니고 설산이 둘러쳐진 형용할 수 없는 드넓은 공간에 허공과 하나가 되어 오롯이 텅빔을 관찰 할 수 있었습니다. 망상이나 그 어떤것도 없는...

꼼빠를 나와서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앉아서 좌선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신교수님이 내려 가자고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하고 우주속에 홀로 앉아 있는듯한 텅빈 상태로 의식만 또렷해집니다.  텅빔을 보는 나... 알아차림하는 나... 

앞으로 수행하면서 힘들 때 오늘 다녀간 이 꼼빠를 떠 올리게 될 것입니다.  

이런 기회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 하였고 수행 지도와 코칭까지 해 주신 스님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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