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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찰나생 찰나멸
작성자 류동연 작성일 2016-08-10 조회수 4447

걸으면서 발의 감각을 알아차린다. 딱딱함, 부드러움, 뾰족함, 자갈의 부딪힘, 신발의 끌림, 나뭇가지의 부딪힘, 발을 디딤으로써 일어나고, 듦으로 사라지고, 관계속에서 생김을 알고 관계속에서 사라짐을 알고.

도랑을 건너면서 순간 길이를 알고 빠지지 않으려고 멀리 뛰는 의도를 알아차리고.

산을 오르면서 숨의 거칠어짐을 알아차리고 충분한 호흡에 몸이 더 가벼워짐을 알아차리고.

근육과 힘줄과 피부가 조화롭게 움직임과 힘의 조절됨을 알아차리고.

의식은 발바닥에 있지만 마음의 눈은 몸의 움직임 부분 부분과 순간 순간을 알아차리고, 숲의 전체와 각종 소리들도 끄달림 없이 그냥 보는 듯 듣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상쾌하고 명쾌하고 전체가 살아 움직이듯...

한 부분과 저장된 기억의 만남과 동시에 과거속으로 여행. 입안의 딸기맛과 향, 군침이 생기는 이것도 현재구나 알아차림에 행복을 느끼고 의식은 더 확장되고, 이 또한 찰나생 찰나멸이라 무상함을 알아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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