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을 통한 통찰명상.
다구에 다관 찻잔 차호 등의 명칭을 붙이고 하나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이름으로 인해 쓰임이 제한적인 되고 단지 그것으로 단정지어지고 마는데, 거기에 그동안 내가 개념 짓고 있었던 것들을 다구 하나마다 덧붙이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전체를 그저 바라보라고만 했을 때는 마치 사진 한 장을 찍어 놓았다는 느낌이 듦을 알아차렸으나 오랜 습관으로 인해 의식확장이 잘 되지 않음과 이미 알고 있었던 정보로 인해 그저 툭 바라봐지지 않음을 알았다. 동시에 이름없는 이것들은 아무거나 될 수 있음도 알았다. 행다를 할 때는 설명을 해 주실 때 차를 넣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져 서두르고 있음을 알았고, 우린 차를 마시는 동안 맛이 우러나지 않아 물이라 생각했었는데 거의 다 마셔갈 때쯤 맡아진 연잎향에 놀란 마음을 알아차렸다. 손이 다관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고 찻잔의 차가운 감촉이 느껴짐을 알고 차도구 하나하나가 제 역할을 함으로 또 행다를 하고 맛을 음미하는 내가 있으므로 행다가 완성됨을 알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