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경선.
사물에 명칭을 붙이면 전체 한 덩어리에서 그 명칭이 지시하는 것만 분리되어 보이는 것 같다. 명칭없이 거울처럼 비추면 생각이 일어날 수 없으므로 모든게 꿈속의 한장의 사진처럼 한덩어리가 된다. 이때는 사물이 보이지만 뭐라 할 수 없고, 구분할 수도 없다. 예를 들면 사람이 보이지만 사람이라고 분별할 수 없고, 색 수 상 행 식에서 색과 수까지만 하는 것 같다. 그 상태에서 연기법적인 관찰로 보면 아는 자 없이 나무들이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여 현상이라는 앎이 발생하는 것 같고, 나의 의식속에서 발생하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멈춰서 하면 미세한 희열이 온몸에서 생기기도 한다. 명칭 붙일 때는 에너지 소모가 많다. 미세하게 관찰할 수 없다. 비추기만 하면 에너지 소모가 적고 끊기지 않게 미세하게 관찰할 수 있다. 두 가지 방법으로 자주 관찰하니까 생각이란 실체없고 헛개비이고 환이고 절대 믿을 게 못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