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감각을 관찰하며 걷는다. 예전에 경선할 때는 주위의 풍경소리에 마음을 많이 빼앗겼으나 오늘은 마음이 차분하고 그저 앞사람을 따라갈 뿐이다.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알고싶은 마음도 없다. 눈은 한 발자욱 앞을 쳐다본다. 걸어가는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거울이 되어서 사물을 비출 뿐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고요하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예전에 비해 일어나는 망상의 수가 확연히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