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선명상.
8월 9일. 운동장을 걸으면서 발바닥 손가락 정수리 의식두기가 잘 되는 것 같다. 발바닥 및 다리 부분의 감각의 발생과 사라짐을 계속 지켜보려고 노력함. 천천히 달리면서 발바닥 손가락 정수리에 의식두기를 해보았는데, 걸을 때보다 동시에 관찰하기가 더 잘 됨을 알아차렸다. 운동을 마무리할 때 천천히 걸을 때 내 몸을 중심으로 X 자 모양으로 기운이 뻗어나감을 알아차렸고, 계속 관찰하니까 내 몸이 둥근 지구처럼 변하고 X자 모양의 기운이 계속 뻗어 나왔다. 걸으면서 자비선사가 떠올랐다. 은은하게 촛불 빛이 비치는 대웅전과 산세가 영상처럼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자비선사에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8월 14일. 요즘 매일 걸으면서 발바닥 감각의 생겨남과 사라짐의 무상을 관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무상관찰을 하면서 이 평범한 것을 관찰하는 것이 과연 무엇에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무상관찰이 정말 중요하다는 대혜거사 말이 생각나 꾸준히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요즘 일상생활 중에 예전보다 내 속에서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는 또 다른 나가 좀 더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있음을 알아차리고 있다. 아직도 화가 100% 잘 다스려지지는 않지만 몇 가지 감정들은 일어나려고 할 때 바로 알아차림 하니까 불이 붙으려다가 바로 꺼져버리고 연기만 가볍게 피어오르는 것을 알아차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