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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몸이 사라지고...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 2016-11-05 조회수 3941

자비감로수.


부처님의 감로수가 정수리에서 쭉 내려가면서 가슴, 팔, 다리로 스며든다.

허리가 우리하게 아파오는 데를 느끼면서 바라본다. 가로선으로 죽 그어진 선이 보이고, 그곳에서 찡하게 아픔이 다가와 울린다.

근육이 팔딱팔딱 뛰다가 우리하다가 서로 소근대듯 왔다갔다 하다 두루뭉실하게 선이 뭉개지면서 허리가 쫙 펴진다.

아픔은 사라지고 배쪽으로부터 고무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부풀어 오르는 것을 바라보다 이것은 마음의 환영이다 라는 소리가 들리면서 입가의 미소가 머물고 부풀어 오르는 것이 사라진다. 그리고 입가에 미소가 머문다.

몸이 사라지고, 미세한 호흡으로 미세하게 감각이 사라진다. 들리지도 않을 만큼 미세한 그 감각이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는 것이 그대로 머물면서 평온해지고 고요해지고 텅 비어진다. 나도 없고 대상도 없으니 실재하는 것이 없다.

다시 미세한 호흡으로 감각이 움직이니 마음도 따라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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