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수관.
물안개 피어오르는 것처럼 잡념이 피어올라 어느덧 사라져버린다. 미움과 화냄 또한 그 자리에 있지 않고 나타났다 사라지고 변화한다. 변한 자리엔 아무것도 없고... 나에 사로잡혀 있기에 분노가 강하게 나타난다. 분노를 그냥 들여다보고 있자니 물안개가 햇살에 사라지듯 사라지는 걸 볼 수 있었다. 화는 원래 있지도 없지도 않고 생겨나지도 사라지지도 않고 나란 존재 또한 있지도 없지도 않다. 때로는 강한 잡념에 내가 사로잡혀 힘들게 하나, 자세히 지켜보면 이 또한 언제 그랬냐는 듯 없다. 육체적 고통이 마음을 사로잡을 듯 나 자신을 고통이 사로잡을 듯하나 그냥 마음을 비우는 듯 내가 없다는 맘으로 그저 지켜보니 고통도 변하고 사라지는 걸 알아차렸다. 고정된 것 없고 변하고, 그래서 고통스럽다. 나를 느끼고 나를 고집하니 모든게 힘들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