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다선. 한 잔의 차를 마셨다. 온 몸으로 쫙 퍼진다. 손끝 발끝까지. 앉아 있으니 입밖으로 침이 흘러내린다. 고요하다. 몸은 사라지고, 단단한 앎이, 앉아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 앎을 아는 마음이 보이고, 그 마음마저 마음이 일으키고, 텅 비어있는, 아무 것도... 흰색이 보이고 고요하다. 보고있는 마음이 뭔지 청정하다. 차를 한 잔 마셨다. 가만히 앉아 있으니 고요해진다. 우리 몸이 4대로 이루어져 흙 물 불 바람으로 되어 흩어지고 사라진다를 사유하니 하나씩 연기처럼 몸이 사라진다. 움직이는 호흡도 바람과 코에서 연결되어 일어나고 사라짐을 바라본다. 마음. 앎만 자리잡고 덩그러니 있다. 앎도 가만히 있다. 아무런 생각마저 일어나지 않으니 그 앎마저 사라지고 고요하다. 텅 빔이 생긴다. 그 자리에 어디에도 머묾이 없는 부처님의 자비심이 그마저도 생각을 떠나니 호흡이 느껴진다. 그 호흡에도 아무런 생각도 없이 들이마시고 내쉼만 바라본다. 몇 주 계속 혼침과 고요함속에서 고개가 떨구어지고, 들뜸(이 뭐꼬, 자비심 연민심 등 생각이 났다가 사라지고...)에서 마음을 고요히 해본다. 마음이 마음을 바라본다. 넓은 텅 빈 곳에 점을 찍고 고요히 본다. (마음이 마음을 바라보다보면 또다시 들뜸에 한 곳을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