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여름 휴가를 좀 다르게 보내자 하는 마음으로 큰 기대나 결의도 없이 한 선택이었다. 지운스님의 강의를 두번 듣고 일상의 삶에서 명상을 실천하기에 부족하다는 생각도 있었다. 오길 잘했다. 댓잎 숲이 그림처럼 일렁이는데 소가 우는지 노래하는지 난생 처음 으흐흥 으흐흥 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거친 것이 함께 하듯이 내 안의 고운 마음결과 거친 숨결도 함께 명상수련 속에 녹아들었다. 자비선원의 명상프로그램은 오랜 세월 속에서 시간의 무게를 견디어 전해진 지혜를 잘 담아내고 있었다. 안내하는 이들이 그 지혜를 몸 속 깊이 담아내고 있어 때때로 감사한 마음을 느꼈다. 내가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라서 언제 또 자주 오게 될까 장담할 수 없지만 이 좋은 체험이 마음 깊이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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